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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근개 수술

by 달빛깔 2024. 3. 9.

 2013년에 오른쪽 회전근개 수술을 하고  2023년 추석을 앞두고 왼쪽어깨 회전근개 2개가  다시 파열되어 수술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 글을 쓴다. 첫 번째 수술할 때는 17년가량  즐기는 테니스가 원인으로 보이고 이번은  60cm 높이에서 왼쪽으로 떨어지며 왼발목 거상근 인대와 왼쪽어깨를 다쳐 수술을 하였다

1. 회전근개 수술부위 영상진단

먼저 발목부위의 거상근 인대 접합수술은 어깨 수술에 비하여 걷기가 불편한 것만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간단한 수술이었다. 물론 회복 속도도 1개월 후 간이 깁스를 풀고 2개월 후부터는 정상생활이 가능하였다. 여기서는 회전근개 수술 후 입원했던 때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중심으로 4개가 있는데 저는 측면과 전면 인대 2개가 파열되었다. 넘어지면서 왼팔을 땅에 짚었는데 어깨가 엄청나게 아팠다. 그다음날 병원에 가서 X ray와 CT 촬영을 해보았는데 이런 결과를 통보받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평소 헬스 등으로 나름 어깨에 신경을 써서 꽤 안정적인 근육이 형성되 있었다. 10년 전 오른쪽 어깨를 수술한 경험이 있어서 더 신경 쓴 결과였다. 어깨를 직접 땅에 부딪치지도 않았고(직접 부딪치면 뼈가 상한다고 함) 그전에 한 번도 그 부위가 아픈 적이 없어서 영상 소견이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병원에서 찍은 영상을 CD로 복사하여 다른 병원에 보이고 진료를 받아보니 발목인대 수술했던 병원에서는 좋지 않다고만 말하고 또 다른 병원에서는 매우 심각하다면서 MRI 촬영을 하자고 하였다. 촬영 결과 두 군데 회전근개가 파열되어 심각한 상황이니 근육이 말려들기 전에 빨리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그다음 날 바로 회전근개 수술을 하기로 하고 입원하였다. 수술시간은 1시간 반정도였던 것 같다. 깨어나 보니 비몽사몽 하여  30분간 더 누워있다가 입원실로 실려왔다

2. 회전근개 수술 후 입원실에서 생긴 일

4인실에 입원하여 먼저 계신 할아버지와 둘이 지냈는데 3일 후 한분이 입원하였다. 교통사고로 어깨뼈를 다쳐 1년 전에 수술하고 고정철심을 빼러 입원하였다고 하였다. 근데 이분 강적이었다.  밤에 코 고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었다.불도저가 바로 옆을 지나가는 정도의 소음이었다. 이불을 둘러 쓰고 있어도 불도저는 운행되었다.코고는 본인은 아랑곳 않고 잘자는 모습을 보고 화도나고 매정하다 생각이 들어 나와 할아버지는 불도저 흉을 보며 이심전심으로 그날 밤을  복도와 병실을오가며 불도저가 지나가기 만을 기다렸다.그러나 불도저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인지 계속 시동을 걸고 대기중이었다. 뜬눈으로 밤새우며 할아버지는 아드님에게 전화하여 사정을 호소하고  나는 간호사실에 부탁하여 아침에 다른 병실로 옮겨 달라고 떼를 썼다. 다음날 오전 10시에 간호사실에서 우리 두사람에게  다른 병실로 옮겨도 된다고 해서 나는 옮겼는데 할아버지는 머뭇거리다가 그냥 있겠다고 하셨다.나는 속으로 나이가 먹으면 귀가 잘 안들린다더니 그런가 보다하고 말았다.병실을 옮기고 오후4시경 다른 한분이 입원하였다. 밤에 소등 하고 잠이 들었는데 끙끙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 불을 켜고 보니 아까 입원했던 분이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서 일어나려고 끙끙대고 있었다. 나는 한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그분을 일으켜 세우려는데 힘에 부쳐 다른 분과 함께 해 보았지만 안되어 간호사 호출버튼을 누르려보니 둘다 한쪽 팔은 깁스상태고 한팔은 환자를 잡고 있어서 벨을 누를 수가 없어 큰소리로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가 와서보고 깜짝 놀라 간호사실로 달려가 추가 인력을 투입하여 간신히 일으켜 세워 침대에 올려 놀 수 있었다. 그 환자에게 물어보니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에 가려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 침대에서 굴렀다는 것이다. 다치지는 않았는데 다리가 온전치 못해서 혼자움직이기어려우니 보호자를 모셔오라고 간호사가 권유해 부인에게 전화하니 이밤에 어떻게 가냐고 내일 오전에 온다고 하는 모양이었다. 할 수 없이 남자인 내가 소변통을 대고 소변을  보게하였다. 그날밤 두차례 더 소변통을 대주었다.나는 이방으로 옮긴후 환자가 아니라 간병인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분도 강적이었다. 기껏 소변통 대주고 잠좀 자려하면 코를 고는데 이번엔 불도저가 아니리 코크레인 아니 포크레인 같았다. 바로 옆침대 환자는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힘들어 했다. 이분도 연세 지긋한 시골할아버지여서 인내력은 알아줄만했다.어떻게 주무셨냐고 아침에 여쭤보니 "어쩔 것이여" 하며 상대를 힐끗쳐다보고 마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너무 민감한가라고 생각했다. 오전에 부인이 와서 밤새 도와줘서 고맙다며 바나나 하나를 건넸다. 먹는 개는 짓지 않는다 던가 맞다. 회전근개 수술후 잘 쉬어야 되는데 이틀간 잠을 못자니 도저히 힘들어 다른 환자들 깨어있는 낮동안에 수면 보충을 해야했다. 도저히 여기도 아니다 싶어 다른 입원실을 알아보니 만석인데 어제 나왔던 입원실 내 자리만 비어있다는 것이다. 할 수없이 구관이 명관이라고  다시 가겠다고 간호사실에 말하니 그래라고 했다. 병실에 가보니  말끔하게 생긴 신사한분이 한자리를 차고 있었다.이제 얼굴도 익히고 이런저런 대화도 해보니 전전날 곯았던 불도저분이 코수술을 두번이나 했는데도  밤에는 처와 각방을 쓴다고 말했다. 좀 짠했다. 옆침대 신사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이제 그 병실엔 할아버지,나 ,불도저,신사 이렇게 네명이 잠을 자게 되었다.근데 한 참을 자는데 불도저소리는 계속나고 어디선가 헬리콥터가 고장 났는지 계속 시동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자세히 보니 그 말끔하게 생긴 신사 분이 내는 소리였다.이제 코고는  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리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할아버지와 내가 복도 끝까지 나가 한숨을 쉬고 있는데도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내 병실 운이란!   당번 간호사에게 사정을 말하니 자기도 소리가 간호사실까지 들린다고 하였다. 나는 도저히 뜬눈으로 밤을 새울 수 없어 간호사 몰래 야반도주하여 집으로 가니 그때가 1시 반이었다. 집사람이 휘둥그레하며 자초지종을 물었다, 회전근개 수술 후 이삼일 동안은 아파서 못 자고 그 후에는 코골이 소리로 못 자다가 이제야 잠에 제대로 들었다. 병원 옆 도보 5분 거리에 집이 있었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수술하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집이 피신처가 된 것이었다.

 

3. 불도저의 퇴원

집에서 아침 식사 전에 병원으로 들어갔다. 병실 사람들은 벌써 일어나 식사 준비 중이었다. 나는 화장실에 다녀온 체하고 아침인사를 나눴다. 할아버지는 나의 도피 행각을 알고 있었으므로 야릇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불도저는 어제 철심을 빼고 오늘 오후에 퇴원한다며 잠 못 자게 해서 미안하니까 11시경 생고기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회전근개 수술하러 와서 생고기까지 먹다니. 정말 맛있었다. 덕분에 서운함도 풀리고 기분이 좋았다. 먹는 개는 짖지 못한다. 맞다. 불도저는 축산 관련일을 하고 있다며 맛있는 정육점 소개까지 해주었다. 그리고 오후에 불도저 자리에 다른 새내기가 자리를 꿰찼다. 

 

4 회전근개 수술 후 퇴원

새내기는 직장에서 현장 기술자로 근무하는데 무리했는지 어깨가 좀 아파  쉴 겸 해서 입원했다고 했다. 3,4일 예정이라고 했다. 바로 옆자리에 신사가 자리하고 있는데 나는 차마 그분이 헬리콥터 야간 조종사라고 말해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내게 새내기도 운이 없네 라며 빙그레 웃었다. 아마 동병상련의 응원군을 얻은 기분이었나 보다. 나는 그날 저녁도 야반도주하여 잘 자고 일찍 등원하였다. 기분 좋은 날이었다. 일주일 만에 퇴원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새내기는 피곤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턱으로 턱신사를 가리키며 저 분과 잠자봤냐는 거다. 난 좀 머뭇거리며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하며 밖에 나가 커피 한잔하자고 했다. 밤 얘기 들어보니 새내기도 한 숨 못잤다며 복도에서 날샜다고 했다. 나는 말해주려 했으나 그러지 못한 미안함을 커피로 대신한다고 했다. 나는 회전근개 수술,입원,퇴원 이틀 후 어깨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가는길에  입원실에 들러봤다. 새내기님과 커피한잔 했는데 할아버지와 아드님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간호사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퇴원하셨다 하고 헬리콥터 신사는 이 소식에 미안해하며 더 이상 피해주기 싫다며 내일 퇴원한다고 했단다. 새내기도 모레 퇴원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회전근개 수술 후 퇴원하여 현재는 통원치료하며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회전근개 2개가 파열되어 10년 전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동병상련의 정을 나눴던 할아버지, 불도저, 헬리콥터, 포크레인,새내기 님들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스쳐도 인연인데 한 병실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냈으니  좋은 정 싫은 정 다 들어서 보고 싶어 진다. 다들 빨리 완쾌되시길 빕니다.